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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눔재단 시각장애 학생 참여그룹 (2020~)

시각장애인을 떠올려 보자. 흔히 앞을 보지 못해 안내견의 도움을 받거나 흰지팡이를 사용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의 삶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생활에는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한 어려움이 많이 있다. 사회문화적 환경도 큰 영향이 있지만 시각장애인은 장애의 정도에 따라 필요로 하는 도움의 종류가 다르다. 시각장애는 시력이 0인 전맹과 교정 시력이 0.2 이하인 저시력, 한 쪽 눈만 실명했거나 사물의 일부분만 볼 수 있는 등 매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는 공부를 하는 시각장애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행복나눔재단은 2006년생 시각장애 학생 9명과 뭘 할까?

행복나눔재단 김영 매니저는 시각장애 학생이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고 솔루션을 실험하기 위해 ‘시각장애 학생 참여그룹’을 모았다. 시각장애 학생들의 모든 특성을 고려하기 보다는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여 해결하기 위해 모집 기준을 세분화했다.

시각장애 학생 9명과 함께 하는 일

‘9’라는 숫자는 작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행복나눔재단의 사회변화 프로젝트는 사회문제 당사자가 실질적 변화를 얻을 수 있는 뾰족한 모델로 만들어진다. 이에, 김영 매니저는 오히려 자원을 집중해 더 많은 솔루션을 빠르고 깊게 시도해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참여그룹은 행복나눔재단 R&D Lab이 연구하고 일하는 방식을 잘 보여주는 연구 방식이다. 당사자를 직접 만나 문제 해결의 척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수립, 정기적으로 지표를 측정해 문제를 파악하고, 솔루션을 도출·실행하고 있다. 그 결과 역시 지표를 통해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
이에, 김영 매니저는 참여그룹과 함께 시각장애학생들이 현재 공부하고 있는 환경이 어떤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 솔루션은 효과가 있는지 등을 당사자의 생생한 의견을 들으며 수치화된 지표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문제를 파악할 때에도 참여그룹에게 직접 묻고, 해결할 솔루션을 만들 때에도 참여그룹에게 바로 적용해 그 효과를 확인하고 보완해 나가고 있다. 참여 그룹과 밀접하게 접해 있으니, 짧은 시간 내 깊이 있는 탐색과 확인, 실험적인 시도들이 가능하기도 하다.

모집시기: 2021년 7월

당시 행복나눔재단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그마한 프로젝트들이 많이 만들어지던 시기였다. 시각장애 아동의 점자 문해력 향상을 위한 프로젝트와 문제집을 단원별로 점역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김영 매니저는 시각장애인 학습 관련 어려움과 솔루션을 조사한 리포트를 발간하기도 했다.

모집 배경

김영 매니저는 ‘시각장애인 학습의 어려움과 그 솔루션’ 리포트를 만들며 시각장애 학생과 부모님, 선생님을 만나 인터뷰했다. 인터뷰이들은 다양한 학습 영역에서 ‘어렵다’, ‘오래 걸린다’, ‘자료가 적다’, ‘공부를 제대로 못한다’라고 말하며 학습의 어려움에 대해 말해 주었다. 그런데 이러한 답변만으로는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의 기간이 걸리는건지, 교재가 얼마나 적은건지, 공부를 얼마나 못한건지, 정량적으로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김영 매니저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모델을 개발해 효과가 있는지, 쓰기에 괜찮은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등 바로 확인해보려면 사용해줄 당사자 집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모집 과정

김영 매니저는 가능한 한 모집 기준을 충족하는 전국의 시각장애 학생들을 모으고자 전체 맹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시각장애인 커뮤니티에 홍보글도 올렸다. 마침 앞서 말한 ‘단원별 교재 점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기에, 점역 교재를 신청한 중3 학생과 학부모님에게 일일이 참여그룹의 취지를 설명하기도 했다. 시각장애 관련 기관과 관계자분들께 소개도 부탁했다.
전국 맹학교에 일일이 확인한 결과, 재학생 중 문제집까지 구해가며 공부할 학생은 대부분 참여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혹시 일반학교에 다니는 해당 학생들에게 닿을 방법은 없는지 알아보았으나, 교육청 등 기관에서 해당 정보를 얻을 순 없었다. 그 결과 9명의 맹학교 학생들이 참여를 신청했다.

모집 기준

참여그룹 기준을 어느 조건으로, 어디까지 모아야 할지 정하는 게 필요했다.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도 하고, 타겟이 좁아야 구체적인 문제를 제대로 파악해 뾰족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준 1 : 중학교 3학년 재학생(2006년생)
김영 매니저는 중학교 3학년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솔루션을 만들고 유효한 측정을 하기에 가장 적절한 학년이었다. 2021년 당시 ‘단원별 교재 점역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시도했는데 고등학생 교재로 시도하기에는 내용의 점역 난이도가 높고, 품질에 문제가 생길 경우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다고 학년을 너무 낮추자니, 나이 어린 학생들은 공부를 아직 덜하고, 중3 정도는 되어야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선생님들의 의견도 참고했다.
기준 2 : 공부할 지적능력과 의지가 있고, 점자를 읽고 쓰는 게 가능한 시각장애 학생
먼저, 공부할 지적능력과 의지가 있는 학생까지만 모집하기로 했다. 김영 매니저는 시각장애 학생의 공부할 의지는 점역 교재를 신청할 정도의 성의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시각장애 학생이 점자를 활용해 학습하는지 여부도 봤다. 참여그룹과 함께 확인해 볼 문제는 점자를 활용할 때 겪는 학습의 어려움이며, 효과를 점검할 솔루션도 점자를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해결이 용이한 상태의 문제를 비교적 단순한 조건에서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보려 했어요!
김영 매니저 사회문제에 효과적인 솔루션을 내놓는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니까 처음부터 복합적인 문제를 풀기보다, 단순한 문제부터 풀고, 그게 성공하면 그 솔루션을 기반으로 점차 복합적인 문제로 접근해 나가려는 거예요. 그래서 공부할 학습능력과 의지가 있는 학생이 공부하는 걸 도울 수 있는 솔루션을 먼저 만들면, 거기에 더불어 공부할 학습능력이 부족하거나 의지가 없는 학생을 위한 지원까지 해나갈 수 있는 거죠. ”
김영 매니저는 이렇게 모인 시각장애 학생 참여그룹과 함께 시각장애 학습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영 매니저 young.kim@skhappines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