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알바 청년 직업 준비 프로젝트_1~3차(2022.5~2023.12)
목차
PROBLEM|저소득 청년은 미래를 준비하기 어렵다
[출처] 매일노동뉴스(2022.2.18), 일다(2016.1.26)
생계형 아르바이트 청년(이하 생계형 알바 청년). 직업이라고 하기엔 불안정하고 열악하며, 아르바이트라고 하기엔 장시간 일하고 급여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청년들*을 이르는 말이다.
*사회적협동조합 일하는 학교, 성남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생계형 청년알바의 일과 생활> 참고
주로 저소득가구나 기초생활수급, 자립준비청년과 같이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청년들이 여기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일하지 않으면 당장 생계가 어렵기 때문에 이들이 하는 아르바이트는 용돈 벌이나 스펙 쌓기를 위한 그것과는 구분된다.
문제는 이런 생계형 알바 청년들은 미래를 위한 직업 준비를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청년에 비해 역량 강화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기 어려워, 고숙련 직종 취업을 준비하기 어렵다. 이들이 하는 아르바이트는 단순 업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좋은 경력이 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생계형 알바 청년들은 저숙련 일자리와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R&D Lab은 이러한 직업 준비 문제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그래서 생계형 알바 청년을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리서치를 시작했다.
R&D Lab이 정의한 생계형 알바 청년
생활비 마련을 위해 주 20시간 이상 저숙련 또는 임시적인 아르바이트성 활동을 하고 있는 만 19~30세 저소득가구 청년
LAST MILE|직업 준비 의지와 방향성을 갖기 어렵다
생계형 알바 청년에 맞는 솔루션이 마땅치 않다
먼저, 생계형 알바 청년이 직업 준비에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조사해보았다. 이들이 직업 준비에 겪는 어려움은 크게 ‘시간’과 ‘돈’인데, 이에 대한 솔루션도 경제활동을 줄여 시간을 확보하게끔 하는 생계비 지원과 취업에 필요한 역량 강화를 위한 직업 준비 지원으로 나누어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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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비 지원
국가의 기초생활보장제도, 국민취업지원제도,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시행하는 청년수당이나 긴급생활비 등이 있다. 하지만 생활하기 충분한 액수가 아니고, 그마저도 소득이 발생하면 받지 못하기도 한다.
그 밖에 기업에서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장학금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드물지만 직업교육 이수 조건으로 생계 유지가 가능한 정도의 액수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IT기술 등 이미 전문성을 갖춘 청년을 시험을 거쳐 선발하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기 어려운 생계형 알바 청년은 사실상 참여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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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준비 지원
진로탐색 교육이나 취업 아카데미와 같은 공공/민간의 교육&훈련 프로그램과, 직업훈련비나 내일배움카드 처럼 교육 비용을 지원하는 솔루션이 있다.
하지만 공공에서 진행하는 무료 프로그램은 일회성에 깊이가 얕고, 민간 프로그램은 퀄리티는 좋지만 비싸다. 비용·질적으로 적절한 프로그램을 찾았다 한들, 주간에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아르바이트에 묶여 있는 청년들은 참여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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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비+직업 준비 지원
국가나 지자체에서 청년들의 역량강화를 목적으로 급여를 주는 일자리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는 그 수가 적고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생계형 알바 청년들의 선택지가 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기존에 있는 제도나 프로그램 중 생계형 알바 청년이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건 마땅치 않았다. 경제활동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아르바이트를 지속하면서 남는 시간을 활용해 스스로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 같아 보였다.
그렇다면 스스로 직업 준비를 하는 데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이런 의문을 갖고 청년들을 인터뷰해보기로 했다.
스스로 직업 준비에 필요한 것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저소득가구 청년 12명을 인터뷰했다. 그 결과, 몇 가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먼저, 생계형 알바 청년은 직업 준비에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적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시간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낮에 일하고 저녁에 쉬거나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쉬는 등 일정 부분 쉬는 시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청년들이 체력·심적으로 지친 나머지 이 시간에 직업 준비 활동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다. 더불어, 부정적 경험의 누적으로 인해 무기력하고 위축된 모습마저 엿보였다.
”주말에는 쉬어요. 약속 가거나 없으면 그냥 방에 있어요.핸드폰 하고 유튜브 보고 그냥 진짜 아무것도 안 해요.”
“알바하는 것도 바쁜데 내가 무언가를 개발하기도 바쁘고 하니까 포기를 하게 된다고 해야 되나 그런 느낌이에요.”
“엄마는 몸이 편찮으시니까 의지하면 안 되니까 내가 해야 되는구나… 시간을 더 쪼갤 시간이 없고 몇 년 간은 그냥 계속 오늘만 먹고 살려고 하지 않을까요. 꿈 같은 거는 좀 미루거나 없거나.”
둘째, 생계형 알바 청년들은 직업 준비 방향성을 정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인맥이나 탐색 시간도 부족하고, 옆에서 조언하거나 결정을 지지해줄 어른도 적다. 그러다 보니 나름대로 의지와 목표가 있어도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르는 것이다.
“졸업하고 나서도 결정을 못할 것 같더라고요. 뭔가 직업에 대해서도 생각을 못할 것 같고 결정을 못 내렸거든요.”
“뭘 해야하나 심각하게 생각돼서 시도가 쉽지 않아요. 운동해야지 하면 운동 프로그램 찾아서 바로 하는데, 직업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막막해지는 것 같아요.”
“선배는 일단 없고 교수님이나 선생님 이런 분도 연락할 분이 없고, 그리고 부모님이 이런 거를 잘 아실 거 같지는 않아요.”
Project Note
당사자의 이야기는 Last Mile을 찾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하지만 당사자라고 해서 그 문제를 깊이 생각해 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터뷰를 할 때는 되도록 구체적으로 묻고 본인의 경험을 편하게 얘기하게끔 하려고 한다.
(×) 무엇이 어려우세요?
(○) 일주일에 직업 준비를 몇 시간 정도 하세요?
(○) 평일 하루 일과를 시간대 별로 들려주세요.
Last Mile : 직업 준비를 할 수 있는 의지와 방향성이 부족한 상황
정리해보면, 시간·금전적 여유가 없는 생계형 알바 청년들은 남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스스로 직업 준비 활동을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하지만 우리가 만나본 청년들은 직업 준비 활동을 실천에 옮기거나 방향성을 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로 인한 피로나 정보 부족 등으로 충분한 의지와 방향성을 갖기 어려운 상황인 것. 이는 시간·금전적 여건을 만들어준다고 해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그래서 생계형 알바 청년이 스스로 직업 준비를 못하는 문제의 Last Mile*을 직업 준비 의지와 방향성을 갖기 어려운 상황으로 정의하고 이를 채워줄 방법을 고민해보기로 했다.
사회문제의 Last Mile*
SOLUTION|직업 준비 시동 걸어주기
Last Mile이 직업 준비 의지와 방향성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서, 청년들이 처한 환경이나 여건 자체를 개선하는 것은 어렵다. 우리가 우선 할 수 있는 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대한 의지를 끌어올리고 방향을 잡아 직업 준비를 시작할 수 있도록 시동을 걸어주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생계형 알바 청년 특성에 맞는 직업 준비 지원 모델을 고민했다.
솔루션을 고민할 때 ‘즉시성’과 ‘유연성’을 함께 고려했는데. 눈앞의 생계에 몰두하고 있는 생계형 알바 청년들에게 ‘미래’, ‘직업’, ‘진로’와 같은 말은 비교적 멀게 느껴진다. 그래서 효용을 즉각 느낄 수 있게끔 프로그램 단위를 짧게 가져가고 할 일과 성과를 가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생계형 알바 청년은 아르바이트 등의 변수가 많다. 따라서 짜여진, 경직된 커리큘럼에 맞추기 보다, 각자 목표를 설정하고 각자 가능한 시간과 공간에서 수행하는 편이 좋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혼자서 비대면(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쪽으로 고민했다.
이렇게 해서 고안한 솔루션이 데일리 미션 리워드와 온라인 멘토링이었다.
솔루션 아이디어1 : 데일리 미션 리워드
스스로 설정한 직업 준비 활동을 일정 시간 이상 수행하면 현금 리워드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의지를 내기 힘든 상황에 있는 청년들에게, 리워드가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서 중요한 특징은 미션과 리워드 단위가 ‘하루’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막연한 미래보다는 당장 손에 잡히는 보상을 주기 위함이다.
예를 들어 백엔드 개발자가 되기 위해 매일 코딩 관련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기로 정한 경우, 강의를 듣는 모습을 타임랩스 영상으로 찍어서 네이버밴드에 올리면 매일의 리워드를 누적해 다음 달에 현금을 통장에 이체해준다. 추가로, 즉각적인 보상을 체감할 수 있도록 매일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누적된 리워드 금액을 안내했다.
솔루션 아이디어2 : 현직자 멘토링
다음으로 생각한 건 직업 준비 방향&계획을 세우는 현직자 멘토링이었다. 일회성 조언으로 그치는 보통의 멘토링과 달리, 멘토가 함께 직업 목표와 중간 과업, 일일 과제를 세워주고 중간중간 점검까지 해주는 것이 큰 차별점이다. 목표에 대한 얼라인 능력이 다소 부족한 청년들에게 꿈을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단위로 쪼개주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개발 비전공자 청년이 1년 이내 취업하려고 하는데 직업 목표가 풀스택 개발자라면, 멘토와 대화하면서 백엔드 개발자라는 보다 현실적인 목표로 좁힐 수 있다. 그런 다음, 백엔드 개발자 취업에 필요한 코딩테스트, 포트폴리오, 영어 성적 등의 요건(중간 과업)을 정리해 준다. 마지막으로 이 요건을 갖추기 위해 매일 무엇을 해야할지 담당자와 함께 액션 플랜(일일 과제)을 짜는 식이다.
예시
- 직업 목표(Goal) : 백엔드 개발자
- 중간 과업(Monthly Task) : 코딩테스트 준비
- 일일 계획(Daily Mission) : 코딩 인강 1강 수강 + 5문제 풀기
멘토링은 데일리 미션 리워드와도 연결된다. 멘토링에서 목표와 과업을 설정하고, 이 과업을 미션으로 정하고 수행하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식이다.
외부의 개입이 있긴 하지만 청년들 스스로 직업 준비부터 계획 수립, 실천까지 할 수 있도록 돕는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이 반복해서 쌓이다 보면 나중에는 별도의 유인이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준비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미션 리워드와 멘토링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진행해보며, 실제로 청년들의 직업 준비 활동 시간이 늘어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PROJECT 1차|직업 준비 습관 들이기
생계형 알바 청년 직업 준비 프로젝트 1차
- 기간 : 2022. 5 ~ 9
- 대상 : 저소득가구 청년 중 가족이나 자신의 생활을 위해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미래 직업 준비를 하고자 하는 사람 6명
집중한 문제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 늘리기(feat. 미션 리워드 효과 확인)
1차 프로젝트에서는 ‘방향성’ 문제는 잠시 차치하고 ‘의지’ 문제에 집중해 보기로 했다. 그래서 데일리 미션 리워드를 도입했을 때, 실제로 청년들의 직업 준비 시간이 늘어났는지를 중점적으로 체크해보기로 했다. 비교를 위해 리워드가 없는 기간 1개월 > 리워드가 있는 기간 3개월 > 리워드가 없는 기간 1개월 순서로 진행하면서, 솔루션 개입 전후를 비교해보았다.
하루 1시간 스스로 정한 직업 준비 미션을 수행하면 현금 7,000원을 지급했다. 월 10회 달성 시 10,000원, 20회 달성 시 20,000원, 30회 달성 시 30,000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청년들은 프로그래밍 교재 공부, 토익 공부, 글쓰기 관련 유튜브 영상 보기, 책 읽고 글쓰기 등 각자의 목표에 맞는 미션을 설계했다.
결과 및 인사이트
미션 완수 50% 달성
참여자 6명 중 50%에 해당하는 3명이 미션 3개월을 완수했다. 미션 전과 비교해, 이들 3명의 월 평균 직업 준비 시간은 35시간 → 40시간으로, 5시간 늘어났다. 직업 준비를 실천한 날도 17일(58%) → 24일(78%)로 늘어났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미션 리워드가 ‘어떤 청년들’에게는 효과가 있고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어떤 청년들’에 대한 내용은 다음 단락을 참고하면 된다.
한편, 10회/20회/30회 달성 시 지급한 추가 리워드는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2차에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실천을 좌우하는 키워드는 ‘시급성’
가용 시간(직업 준비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유 시간)과 필요성 인지(직업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는 직업 준비를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실제로 이를 실천으로 옮기냐 아니냐를 가르는 요소는 ‘시급성’인 것을 발견했다. 진로를 위해 빨리 무언가 해야 한다고 느끼는 청년들은 직업 준비를 실천했고 미션을 완수했다. 반면 그렇지 않은 청년들은 아르바이트로 번아웃 되었다든지, 신경 쓰이는 일이 있어 공부가 손에 안 잡힌다든지 등의 이유로 직업 준비 활동을 수행하기 못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프로젝트가 어떤 청년을 타깃으로 삼아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직업 준비 방향성을 잡기 어렵다
한편, 의지가 있고 시급성을 인지해도 청년들은 직업 준비를 어려워했다.
“직업이라고 하면 좀 무겁고 먼 것 같기도 하고, 막연하고 막막함이 있어요.”
“내가 지금 직업 준비를 해도 최종 목표랑 연결되는 게 아닌데 이거를 해야 하나…”
“계획을 세우는 것이 버거워요. 혼자 했다가 안 좋은 강의면 어떡해요.”
“어떤 책을 봐야 되는지, 얼마나 봐야 되는지, 이런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겠어요.”
대부분의 청년들이 직업 준비를 막연하게 느꼈고, △실현가능한 직업 목표 △목표 달성을 위한 중간 과업 △구체적인 일일 과제를 세우는 것을 어려워했다.
이 같이 생계형 알바 청년들이 진로에 대한 방향성이 부족한 것은 Last Mile에서도 도출했던 바 있다. 그래서 2차 프로젝트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보기로 했다.
Project Note
모든 프로젝트가 그렇지만, 첫 프로젝트는 특히 더 탐색하는 자세로 임한다. 아직 이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솔루션을 적용해 보는 것이 처음이기에, 내 가설이 틀릴 수도 있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루션을 확정하거나 체계화하기 보다는 우선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단서를 탐색한다. 대부분의 자원(시간, 예산, 노력)을 질적 데이터를 얻는 데에 쏟는데,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케이스 하나하나, 인터뷰 한마디 한마디에 민감하게 접근하는 편이다. 언뜻 상관없어 보이는 당사자들의 TMI도 힌트가 될 때가 있다.
PROJECT 2차|직업 준비 지원 강화
생계형 알바 청년 직업 준비 프로젝트 2차
- 기간 : 2023. 2 ~ 6
- 대상 : 저소득가구 청년 중 생활비를 위해 주 20시간 이상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미래 직업 준비를 하고자 하는 사람 7명
집중한 문제
직업 준비 방향 구체화하기(feat. 멘토링 효과 확인)
1차 프로젝트에서 청년들은 구체적인 직업 준비 계획을 세우는 것을 어려워했다. 이 결과를 반영해 2차에서는 멘토와 함께 직업 목표-중간 과업-일일 계획을 수립하고 점검하도록 설계했다. 현실적인 직업 목표를 제안하고 이 직종으로 취업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중간 과업)을 정리해주고, 마지막으로 프로젝트 담당자까지 참여해 액션 플랜(일일 과제)를 짜는 것이다. 또한 목표와 미션이 일치하지 않으면 중간에서 조정해주기도 하고 진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등 프로젝트 담당자가 중간중간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솔루션 타깃 좁혀나가기
2차부터는 우리 솔루션이 가장 효과적으로 작동하는 청년 군을 좁히는 시도를 했다.
1차 프로젝트는 사실상 파일럿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타깃을 탐색하는 차원에서 참여자들의 경제활동 시간에 별도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실제로 1차 참여자들의 경제활동 시간은 주 10시간 이하부터 20~50시간까지 다양했다. 2차에서는 솔루션이 효과를 보이는 경제활동 시간을 20~40시간 사이로 보고 청년들을 좁혀서 선발했다. 시간이 너무 적으면 굳이 솔루션이 필요하지 않고, 또 너무 길면 미션을 할 시간이 없어 효과가 낮기 때문이다.
또한 직업 준비의 시급성을 느끼고 의욕이 있는 청년을 선발하고자, 전화 인터뷰를 할 때 직업 준비 상황을 자세히 물어보고 참고했다.
1차 프로젝트 보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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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리워드 난이도 하향 : 1차 프로젝트에서는 1시간 단위로 미션을 수행하고 리워드를 지급했는데, 그러자 시간 부담으로 인해 시도도 하지 않고 포기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그래서 2차에서는 난이도를 대폭 낮추어 10분 간격으로 1,000원씩, 60분 달성 시 8,000원으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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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모임 시도 : 1차 프로젝트에서는 참여자들끼리 익명으로 미션 수행 내역을 공유했는데, 예상보다 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미션 수행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2차에서는 참여자들 간 커뮤니티를 시도해보았다. 월 1회 온라인 모임에서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직업 준비 상황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도록 의도했다.
결과 및 인사이트
미션 완수 71% 달성
참여자 7명 중 71%에 해당하는 5명이 미션 3개월을 완수했다. 미션 전과 비교해, 이들 5명의 월 평균 직업 준비 시간은 33시간 → 59시간으로, 26시간 늘어났다. 직업 준비를 실천한 날도 13일(45%) → 28일(93%)로 늘어나, 전체적으로 1차보다 개선된 결과를 보였다.
3개월 동안 목표한 자격증 취득, 영어 시험 점수 향상, 취업 성공 등 가시적인 성과도 보였다. 특히, 목표가 선명해지고 직업 준비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는 참여 청년들의 코멘트로부터 멘토링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거 하면서 e스포츠에도 여러 직무가 있는 걸 알게 되어서, 꿈을 찾을 수 있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대로 하면 제가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전에는 저에 대한 확신도 없고 많이 흔들렸었거든요. 자기 확신을 좀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갈팡질팡 고민만 하고 실행은 할 수 없었던 작년과 달리, 이 프로그램 덕분에 일단 시작해볼 수 있었어요. 외부의 힘을 받아 구르기 시작했는데 유지하면서 가보려구요”
미션을 완수한 청년들은 3가지에 적극 참여했다
생계형 알바 청년들의 직업 준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세 가지 시도는 전반적으로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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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현직자 멘토링 → 직업 목표와 액션이 분명해지자 청년들은 일일 미션이 할 만하다고 느꼈다. 특히, 미션을 수행하면 직업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점이 의미있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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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난이도의 미션 리워드 → 미션 최소 단위를 60분에서 10분으로 낮추자 청년들은 더 쉽게 미션을 시도했다. 첫 달 미션 수행률이 1차 83%에서 96%로 증가했고 이후에도 평균 92% 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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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 커뮤니티 → 월1회 모임은 생각보다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청년들은 미션 수행 현황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비슷한 어려움을 나누고 격려하기도 하면서 직업 준비를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5명의 청년은 멘토링, 미션, 커뮤니티를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래서 3차에서는 청년들이 이 세 가지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해보기로 했다.
초반의 성공 경험이 미션 지속 여부를 좌우한다
처음 1개월 때 90% 이상 미션을 수행한 청년들은 마지막까지 대체로 높은 수행률을 유지했다. 3개월 차에는 미션 최대 시간을 60분에서 120분으로 늘려보았는데, 성취 경험이 있는 청년들은 더 어려운 미션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반면, 10분조차 버거워하고 처음에 수행률 50%에도 미치지 못한 청년들은 뒤로 갈수록 미션을 하는 시간과 횟수가 줄어들었다. 이런 참여자는 나중에 리워드를 2배로 올려도 유인 효과가 없었다.
이런 결과를 통해, 초반의 성취 경험이 미션을 지속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따라서 3차에서는 더 많은 청년들이 작은 성취를 맛볼 수 있도록, 미션 난이도(시간)를 점진적으로 높여 가보기로 했다. 직업 계획을 세우거나 커뮤니티에 참여할 때도 리워드를 제공하는 등 성취 경험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고려했다.
‘심리’는 직업 준비 의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
2차 프로젝트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생계형 알바 청년들이 심리적으로 위축이 미션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었다. 미션을 수행하지 못했을 때 자괴감이나 수치심을 느끼고, 미션 최고 구간인 60분을 채우지 못하면 ‘실패’라고 여기며, 급기야는 이미 확보한 리워드를 포기하고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기도 했다. 심리적인 어려움이 직업 준비 활동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인일 수 있다고 여겨, 3차 프로젝트에서는 이 지점을 더 고민해보기로 했다.
Project Note
프로젝트를 하면서 솔루션이 효과를 보이지 않는 청년을 보며 고민이 많았다. 이때, 실패 케이스에 집중하기 보다는 성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생각한 것이 도움이 되었다. 솔루션이 다수에게 효과를 보였다면, 그 대상이나 내용 등 성공 요소를 정교화해서 모델링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게 어느 정도 모델이 완성되고 나면, 그 다음에 더 어려운 대상으로 넓혀도 된다.
PROJECT 3차|심리 지원 강화
생계형 알바 청년 직업 준비 프로젝트 3차
- 기간 : 2023. 7 ~ 12
- 대상 : 저소득가구 청년 중 생활비를 위해 주 20시간 이상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미래 직업 준비를 하고자 하는 사람 10명
집중한 문제
심리적 문제 어루만지기
2차 프로젝트에서 생계형 알바 청년들이 느끼는 자괴감, 수치심, 실패에 대한 좌절감 같은 심리적 어려움이 생각보다 더 직업 준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3차에서는 전문 심리 상담가에 의뢰해, 주1회 1시반 30분씩 총4회 집단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청년들이 미션을 수행하지 않을 때 느끼는 수치심을 집중적으로 케어했다.
또한 사업 담당자 스스로도 포용적 태도를 갖고 청년들을 대하고자 했다. 매일하는 습관을 강조하고 미션 수행을 독려했던 1·2차와 달리, 3차에서는 ‘미션 실패도 우리에겐 데이터다’, ‘뭐든 하기만 하면 되는 꿀알바라고 생각해보라’, ‘눈치 보거나 미안해 할 필요 없다’라고 말하며 부담감을 줄이는 데 더 신경썼다.
2차 프로젝트 보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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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취 요소 강화 : 2차 프로젝트에서 3가지 활동(목표 수립, 초반 미션 리워드,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청년일수록 프로젝트를 완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3차에서는 청년들이 이 3가지 활동에 고루 참여해 더 많은 성취를 할 수 있도록, 미션 수행 시 주어지는 리워드 외에도 월별로 직업 준비 계획 수립 시 10,000원, 커뮤니티 모임 참석시 8,000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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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성취 경험 강화 : 2차 프로젝트에서 초반의 성취 경험이 미션을 지속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더 높은 난이도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미션 최대 시간 60분을 채우지 못하면 ‘실패’라고 여기는 경향도 있었다.
그래서 3차에서는 청년들이 작은 성취부터 경험할 수 있도록 일일 미션 성공의 기준을 일괄 60분에서, 처음 5분부터 시작해 90분까지 점차 늘려가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15일 단위로 상향, Level 4 구간만 1개월). 리워드도 미션 시간에 따라 조금씩 높아지도록 설정했다.
결과 및 인사이트
미션 완수 80% 달성
참여자 10명 중 80%에 해당하는 8명이 미션 3개월을 완수했다. 미션 전과 비교해, 이들 5명의 월 평균 직업 준비 시간은 33시간 → 58시간으로, 25시간 늘어났다. 직업 준비를 실천한 날도 14일(46%) → 25일(83%)로 늘어났다.
3개월 동안 교육 과정 수료, 자격증 취득, 시험 점수 향상, 취업 성공 등 가시적인 성과도 보였다. 특히, 참여한 청년들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달성한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얼마만의 성과인지… 예전에 한국사 딴 이후에 처음으로 자격증 딴 거에요. 이 경험으로 다음 번에는 더 쉽게 도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뚜렷한 목표가 없고 미래가 불확실하니까 계속 나태해졌는데, 매일 조금씩 목표를 달성하고 리워드를 받으니까 하루하루를 차곡차곡 쌓은 느낌이랄까…”
”전에는 당장 어디라도 취업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그래도 리워드가 조금은 생활비가 되니까 알바도 그만두고 장기적인 직업 방향을 세울 수 있었어요.”
심리 지원의 간접 효과를 확인하다
3차에서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을 새롭게 시도해 보았는데. 그 결과, 심리적 지원이 미션을 수행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효과적인 것으로 관찰되었다. 비록 직업 준비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는 어려웠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나 수치심을 낯추고, 참여 청년과 담당 매니저 그리고 참여자 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풀어주는 데 도움이 되었다. 심리 상담이 청년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전제 하에, 적절한 심리 지원이 어떤 것인지 더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았다.
Project Note
처음에 이 문제를 정의할 땐 시간이나 금전적인 여건을 주로 봤는데, 실제로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심리적 문제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렇듯 R&D Lab은 문제가 명확하지 않더라도, 일단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리서치를 이어가는 편이다(Project Based Research). 그러면 문헌조사나 인터뷰에서는 몰랐던 점을 새로 발견하기도 하면서 문제를 더 넓고 깊게 볼 수 있다.
RESULT|직업 준비 모델 틀 갖추기
1·2·3차 프로젝트가 남긴 것
직업 준비 프로그램 최적화
생계형 알바 청년들에게 맞는 직업 준비 모델 개발을 목적으로 1년 6개월 동안 세 차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처음에 아이디어 수준에서 시작한 솔루션에 살이 붙고 디테일이 추가되면서 단계별 미션 리워드 + 현직자 멘토링 + 심리 상담이라는 프로그램 틀이 갖춰졌다.
특히, 주변 여건으로 인해 직업 준비 활동을 실천하기 어려운 생계형 알바 청년들에게 미션 리워드가 ‘옆구리를 살짝 찔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리워드 기간 동안 청년들의 직업 준비 시간이 리워드가 없을 때와 비교해서 많게는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한 달에 직업 준비를 실천하는 일수도 증가해, 리워드가 꾸준한 실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시험 점수 향상, 자격증 취득, 취업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솔루션 타깃 구체화
세 차례 프로젝트는 우리 솔루션에 적합한 타깃을 좁혀나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23명의 생계형 알바 청년들을 관찰하면서 직업 준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나름대로 정리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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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체력 여건 : 당연한 얘기지만, 직업 준비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과 체력이 필요하다.
하루에 활용 가능한 시간이 1~2시간이 채 되지 않는 청년들은 직업 준비 활동을 하지 못했다. 보통 하루 10시간 이상 고강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이 여기에 해당되었다. 이들에게는 현금 리워드로 약간의 유인을 제공하는 우리 솔루션이 크게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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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준비 필요성&시급성 인지 : 직업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넘어 시급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필요성을 인지하는 것과 시급성을 인지하는 것이 별개라는 것을 알았다. 직업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그 시기가 지금 당장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꽤 있었는데, 이런 청년들은 직업 준비 활동을 끝까지 지속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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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과업 수립 역량 : 직업 목표와 거기에 도달하기 위한 세부 과업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직업 준비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목표&과업 수립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참여 청년 대다수가 이 부분에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심지어 이미 직업 준비 활동을 하고 있는 청년도 목표가 불분명하거나 과업이 추상적인 경우가 많았다. 이런 역량은 현직자 멘토링을 통해 보완이 가능했다.
위 3가지 요소 간의 인과관계를 고려해, 생계형 알바 청년들의 직업 준비 정도를 아래와 같이 6단계로 세분화해보았다.
우리 솔루션은 적어도 2단계 이상의 청년들에게 효과적이었다. 필요성을 넘어 시급성을 인지하고 있는 청년들은 멘토링과 미션 리워드를 통해 목표&과업&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었다.
또한 이미 직업 준비를 실천하고 있던 청년들(5단계)에게도 ‘습관’을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효과적이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직업 준비 활동을 아예 놓아버리기도 하는데, 현금 리워드가 이를 방지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세 차례 프로젝트를 하면서 솔루션의 타깃이 선명해졌다.
이렇듯 프로그램과 타깃이 조금씩 최적화 되면서, 참여 청년 중 미션을 끝까지 완수한 비율도 50% > 71% > 80% 로 점차 상승했다. 우리는 이 숫자를 생계형 알바 청년을 위한 직업 준비 모델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시동 걸고 계속 가게 하려면…
물론 과제도 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청년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는 경험이 반복해서 쌓이다 보면 나중에는 별도의 유인 없이도 스스로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미션 기간 3개월이 종료되고 리워드가 없어지자 미션 수행 시간&수행률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다음 4차 프로젝트에서는, 주로 초반에 했던 멘토링을 미션 종료 시에도 하는 등 직업 준비 활동을 일상에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려고 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나올 리포트를 통해 나눌 예정이다.
김영 매니저
young.kim@skhappines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