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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PT 스튜디오 찾기 프로젝트 (2025~ )

동네 PT 스튜디오 찾기 프로젝트 (2025~ )

지난 이야기에서는 장애인 PT 스튜디오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어댑핏 스튜디오를 개설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적정 규모와 조건을 찾아가는 과정을 소개했다. 2022년 12월 정식 오픈한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은 2024년 4분기, 월 수업 횟수 400회를 달성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유지가 가능한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는 스튜디오 운영에 적합한 조직 체계를 갖추고,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등 운영 기반을 다졌다.
장애인 PT 스튜디오 개발 프로젝트 - 지난 이야기
장애인 전문 PT 스튜디오로 알려지면서, 왕복 2시간이 훌쩍 넘는 거리에서 어댑핏이 위치한 서울 서부 지역까지 오가는 회원들이 생겨났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참 고마운 회원분들이지만, 비장애인이 흔히 집 근처에 있는 운동센터부터 찾는 것에 비하면 큰 불편을 감내하는 듯했다. 먼 거리에서 오가는 회원 중에는 장기간 이용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였다.
물론 어댑핏 스튜디오 같은 공간이 동네마다 생긴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 이분들의 생활 반경 내에도 운동센터는 분명 있을 텐데, 그렇다면 자신의 동네 근처에서 운동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꾸준히 운동하고 싶은 장애인이 자신의 생활 반경 내에서 운동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를 탐색하고자, 유승제 매니저는 장애인 PT 스튜디오 개발 프로젝트에서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동네 PT 스튜디오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두 차례 테스트를 통해, 장애인이 생활 반경 내에서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Problem | 운동 공간을 찾는 과정이 어렵다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이 위치한 곳은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하지만 회원들은 서울 서부 지역이나 인근 경기 지역뿐만 아니라, 강서·강북권과 경기 성남·하남, 심지어 비수도권인 충남 등지에서 장애인 PT 전문 스튜디오를 찾아 온다. 이분들의 수업 횟수와 이용 기간이 늘어날수록, 상당한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어댑핏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 보였다. 그만큼 일상을 사는 데 있어 운동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질문이 생겼다. 이렇게 먼 거리에서도 어댑핏 스튜디오를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댑핏 스튜디오는 운동하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장애인 회원의 경험을 고려해 설계한 공간이다. 무거운 운동 기구를 빽빽하게 배치하는 대신, 휠체어 동선을 고려해 넓직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스튜디오까지 오는 길부터 휠체어가 쉽게 오를 수 있게 경사로를 설치하고, 휠체어를 타고도 불편함이 없게 안내데스크, 라커 등 시설을 설계했다. 또, 물리치료사·특수체육 전공자 등 관련 분야 전문가가 맞춤형 트레이닝을 제공한다. 비장애인 회원이 대부분인 공간이 부담스럽다면, 장애인 회원들과 함께 운동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이곳을 찾는 이유일 수 있다.
그렇다면 꼭 어댑핏과 같은 형태의 공간이 답일까? 어댑핏의 장점을 모두 갖추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물리적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는 운동센터를 동네에서 찾을 수는 없을까?

일상에서 운동할 곳을 새롭게 찾자

어댑핏 스튜디오를 처음 구상하고 준비할 때만 해도, 장애인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운동센터를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 사용이 가능하도록 등록된 운동센터에 연락해 봐도 ‘계단이 있어서 이용이 불가할 것이다’, ‘등록은 해두었지만 장애인이 이용한 사례가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고는 했다. 그래서 장애 특성을 고려한 공간과 전문 인력을 갖춘 PT 스튜디오를 직접 여는 쪽으로 해결책을 찾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실제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들을 만나보니, 모두가 장애인 전문 스튜디오에서만 운동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 헬스장이나 PT 스튜디오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고, 휠체어가 오갈 만큼 공간이 넓거나 휠체어로 진입할 수 있는 곳처럼 몇 가지 조건만 갖춰져 있다면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곳들이 있는 듯 했다.
그렇다면 꼭 장애인 전문 스튜디오를 새로 만들지 않아도, 이미 동네에 있는 운동센터 가운데 장애인 회원이 이용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연결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장애인 회원 대신 ‘동네에서 운동할 곳’을 찾아주는 솔루션을 구체화해보기로 했다.
다만 동네 PT는 어댑핏 스튜디오만큼 편리한 환경이나 전문적인 인력을 기대하기는 어려을 것 같았다. 따라서 초기 솔루션 개발 단계에서는 어댑핏과 같은 수준의 맞춤형 트레이닝을 제공하는 것보다, 운동센터를 찾고 처음 이용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물리적·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동네 PT와 회원을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첫 테스트인 만큼, 장애인 고객을 처음 만나는 트레이너에게도 참여자의 신체 기능과 운동 시 고려해야 할 점을 비교적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사례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에 혼자서 수동휠체어로 이동할 수 있고, 상지 기능이 비장애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척수장애인을 우선 모집해보기로 했다. 상지의 가동 범위나 근력, 제한되는 동작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보호자 동행 없이 트레이너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참여자부터 연결하기로 했다.
*척수장애는 뇌와 신체를 연결하는 척수가 손상되어 손상 부위 아래의 운동·감각 기능과 자율신경 기능 등에 변화가 나타나는 장애다. 반면 뇌병변장애는 뇌성마비,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등 뇌의 병변으로 인해 보행이나 자세 조절, 일상생활 동작 등에 제약이 생기는 장애를 말한다. 뇌병변장애의 경우 개인에 따라 근긴장도, 균형과 협응, 자세 조절 등에서 다양한 특성이 나타날 수 있다.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에는 척수장애를 포함한 지체장애 회원과 뇌병변장애 회원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처음 설정한 조건에 맞는 참여자를 찾기에도 적합해 보였다.

헬스장까지 몸의 벽도, 마음의 벽도 높다

사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자신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운동과 운동할 곳을 단번에 찾기는 어렵다. 헬스장 하나를 등록하려고 해도, 집이나 직장 주변에 어떤 곳이 있는지, 하루 일과 중 어떤 시간에 갈 건지, 시설은 편하고 마음에 드는지, 나를 잘 이해하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잘 맞는 트레이너가 있는지… 인터넷에서 후기를 검색하기도 하지만, 결국 직접 경험해 봐야 아는 정보가 많다.
하지만 장애인 당사자에게 이런 탐색의 과정은 좀 더 어려워 보였다. ‘장애인 운동’, ‘장애인 PT’ 등 키워드를 검색하거나, 지도 앱에서 필터링을 해가면서 찾았지만 필요한 모든 정보를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공간이 넓거나 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센터를 찾더라도, 휠체어 이용 가능 여부나 장애인 주차장 등 접근성 정보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웠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탐색 과정에서 온라인으로 후보를 10곳가량 추려도 현장 확인을 거치면 실제 이용 가능한 곳은 4~5곳 정도로 줄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 매니저가 직접 운전해가며 여러 운동센터를 방문해야 했을 만큼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 장애인 당사자가 혼자 힘으로 모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것이었다.
한편, 새로운 장소를 탐색하는 데는 물리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마음의 벽’이 있었다. 어댑핏 스튜디오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만난 장애인 당사자분들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한 경험이 있거나, 거절당한 경험이 있지 않아도 막연히 ‘내 몸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야 할 거 같아서’, ‘알아보는 게 쉽지 않아서’ 운동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네이버에서 검색했는데, 받아주는 데가 별로 없더라고요. 장애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어떤 데서는 할 수 있는 동작들이 많지 않으니, 운동을 더 하고 나중에 걷게 되면 오라고 하더라고요.
(다른 헬스장에서) 거절을 당해보니까 좀 무섭더라고요. 귀찮기도 하고. 연락해서 물어봐야 되고, 제 몸 상태를 설명해야 되고…
이렇게 부정적인 경험이 누적되면서, 동네에서는 아예 운동센터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하는 듯했다. 어떻게든 회원으로 유치하려는 여러 업체 중 한 곳을 고르는 것과, ‘혹시 나를 받아줄까’ 하는 마음으로 일일이 연락해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장애인들은 스스로 운동 공간을 찾아보는 단계부터 벽을 느끼고 있었다. 이 벽을 낮추고, 처음부터 환대받는 공간에서 운동을 시작한다면 좀 더 많은 장애인이 동네에서도 운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트레이너의 시작도 함께 돕는다면

장애인 고객 입장에서 물리적·심리적 벽이 있다면, 처음 장애인 고객을 만나는 트레이너에게는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운동센터가 장애인 고객을 거절하는 이유가 접근성 시설이나 트레이닝 전문성의 부족 때문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장애인을 응대한 경험이 없다 보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어 막연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봤다.
전화로 문의했더니, 일단 와보라고 하셨어요. 상담한 후에도 바로 확답을 주시지 않았고요. 주변에 전문성이나 경험이 있는 분한테 상담하거나 운동 커리큘럼을 고민해 보고, 한 일주일 뒤에 전화를 주셔서 같이 운동해 봐도 될 것 같다고 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개인 PT 경험이 있는 장애인 당사자를 만나 어떤 식으로 수업이 시작되었는지 들어보니, 트레이너 역시 운동 커리큘럼을 고민하고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어느 정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트레이너에게 회원의 신체 기능과 운동 시 유의사항을 충분히 설명하고, 프로젝트 매니저와 먼저 만나 첫 만남을 준비한다면 부담을 덜 수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는 회원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설명할 수 있는 어댑피팅 리포트가 있었다. 어댑피팅 리포트는 어댑핏 스튜디오 내부에서 회원의 신체 기능을 평가하고, 이후 운동 방향을 설계하기 위해 만든 자료다. 마치 맞춤 옷을 제작하듯 회원의 체형·자세·신체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트레이너가 회원에게 알맞는 수업을 설계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Project Note
어댑피팅 리포트는 처음에는 PPT 파일 형태로 개발했다가, 코칭 중 화면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반영해 현장에서 바로 펼쳐볼 수 있는 책자 형태로 만들기도 했다. 현재 회원들은 카카오톡이나 어댑핏 자체 앱을 통해 어댑피팅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다.
어댑피팅 리포트 예시
지금까지 장애인이 환대받을 수 있는 운동 공간을 찾고, 트레이너의 부담을 줄여 PT 등록까지 이어지도록 돕는 방향으로 동네 PT 스튜디오 연계 프로젝트의 기본 구조를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이 방식이 실제 현장에서도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를 설계했다. 테스트의 목표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동네 PT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잡았다.

Project|동네 PT 스튜디오 찾기

첫 시작을 돕는 PT 의뢰서

어댑피팅 리포트를 외부 트레이너와의 연결에 활용하려면, 동네 PT 수업에 맞게 내용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었다. 처음 만나는 트레이너도 회원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고, 실제 수업에서 어떤 운동을 시도할 수 있는지까지 알아야 트레이너가 느끼는 막연함과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그래서 어댑피팅 리포트를 바탕으로 외부 트레이너에게 회원을 소개하는 PT 의뢰서를 만들었다. PT 의뢰서에는 회원의 장애 특성과 신체 기능, 운동 시 유의할 점뿐만 아니라 회원에게 추천하는 운동 동작과 적용 방법을 담았다.
PT 의뢰서는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형식으로 개발하는 대신, 기존 어댑피팅 리포트 내용을 대부분 그대로 활용하기로 했다. 어댑피팅 리포트가 지금처럼 자리 잡는 데도 약 3년이 걸렸던 만큼, 짧은 기간 안에 새로운 자료를 완성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댑핏 스튜디오에서 PT 의뢰서를 작성하고, 동네 PT 스튜디오에서도 트레이너가 정해지면 프로젝트 매니저가 직접 찾아가 PT 의뢰서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1차 테스트

2025년 4월~9월
1차 테스트의 목표는 장애인 회원이 집에서 가까운 PT 스튜디오에서 운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세웠다. 운동 경험에 만족한다면, 지원이 끝난 뒤에도 직접 재등록·결제하여 지속적으로 이용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1. 모집하기
우선 어댑핏 스튜디오를 이용하다가 거리가 멀어 중단한 회원을 모집 대상으로 삼았다. 그중에서도 현재 다른 운동센터를 이용하고 있지 않은 회원을 먼저 찾아야, 집과 가까운 곳에서 새로운 운동 공간을 탐색하는 과정을 가장 잘 실험할 수 있다고 보았다. 참여자에게는 PT 이용 금액의 50%를 지원하고, 회차마다 어떤 운동을 했는지 공유받기로 했다. 먼저, 서울점 이용을 종료한 회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홍보를 시작했다.
동네 PT 스튜디오 연계 프로젝트 모집 안내문
종료 회원을 찾습니다
거리가 멀어 종료하셨던 회원님, 운동 추천 받고 동네 PT studio에서 운동해보세요.
원거리 등을 사유로 서울마곡점 이용을 중단한 회원이 동네 PT studio에서 다시 운동을 이어가실 수 있도록 운동 추천 서비스를 제공드려요.
참여 대상 및 조건
서울마곡점 30회/6개월 이상 이용
원거리를 사유로 이용을 중단했던 척수 장애인
현재 다른 PT studio를 이용하고 있지 않아야 함
참여 희망하시는 분들은 서울마곡점으로 연락주세요.
한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니 이 회원은 어댑핏 스튜디오를 10회 이용했지만 거리가 멀어 꾸준히 다니기 어려웠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신청자가 없어서, 어댑핏 스튜디오를 이용하고 있으면서 동네에서 개인 PT를 추가로 받고 싶은 사람까지 모집 범위를 넓혔다. 이에 어댑핏에서 GX를 이용하고 있던 신청자 두 명이 더 들어와, 최종적으로 세 명의 참여자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2. 탐색하기
참여자 모집을 마친 뒤에는 실제로 운동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운동할 곳을 찾는다면 어디를 살펴볼까?’라는 생각으로 네이버지도에서 회원의 생활권에 있는 운동센터를 하나씩 검색했다. 검색할 때는 기구나 시설을 강조하는 곳보다는 트레이너의 이력과 전문 분야를 전면에 내세우는 소규모 PT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살펴 보았다. 그중에서도 ‘재활’과 관련한 키워드가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보았다.
네이버지도 검색 결과 화면을 보면, 소규모 PT 스튜디오는 일반 헬스장과 달리 스포츠시설로 구분되어 있다.
회원 한 명당 후보지를 10곳 정도 찾은 뒤에는 한 곳 한 곳 직접 방문했다. 온라인에 게재된 정보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진입로부터 실내 공간의 기구 배치까지,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지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건물이나 주변에 장애인 주차장이 있는지 본다.
경사로의 높이와 폭, 문턱의 단차를 확인한다.
기구 사이로 휠체어가 충분히 다닐 수 있는지 공간을 확인한다.
휠체어를 사용해도 괜찮은 공간인지 바닥 소재를 확인한다.
스트레칭이나 맨몸 운동을 할 공간이 충분히 넓은지 체크한다.
이렇게 모은 정보는 회원이 비교해 볼 수 있도록 노션 페이지로 정리해 회원에게 전달했다.
3. 매칭하기
회원이 전달받은 목록을 보고 관심이 가는 곳을 알려주면, 프로젝트 매니저가 방문 상담 일정을 잡았다. 방문 상담에는 프로젝트 매니저와 PT 의뢰서를 작성한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의 팀장이 회원과 동행했다. 어댑핏에서는 회원의 신체 기능과 운동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을 트레이너에게 직접 설명하기 위해 함께하게 되었다.
센터마다 반응은 달랐다. 장애인체육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며 자연스럽게 회원을 맞이한 곳도 있었고, 장애인 고객을 처음 만난다며 조심스러워하는 트레이너도 있었다. 다행히 세 명 모두 동네 PT 스튜디오에서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운동을 시작한 뒤에는 스튜디오 환경에 따라 필요한 기구와 소도구도 지원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사례가 있었다.
소규모 PT 스튜디오는 공간이 제한적이다 보니 휠체어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유산소 기구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 이런 곳에는 앉은 자세에서도 상체를 활용해 유산소운동을 할 수 있는 스키에르그를 지원했다. 또, 앉은 자세에서는 스키에르그의 손잡이를 잡는 게 어렵기 때문에, 이를 낮은 곳에 고정할 수 있는 액세서리도 함께 제공했다.
어댑핏처럼 스튜디오 가운데에 넓은 운동 공간이 있고 주변에 기구가 배치된 곳도 있었다. 해당 스튜디오의 트레이너가 기존에 사용해 보지 않았던 소도구에 관심을 보여 아쿠아백과 바이퍼를 전달했다.
반면 소도구를 받더라도 활용법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수업에 적용하기 어렵다며 지원을 정중히 거절한 곳도 있었다.
실제로 스키에르그와 걸이 액세서리를 설치한 모습
4. 관찰하기
운동이 시작된 뒤 가장 궁금했던 것은 PT 의뢰서가 실제 수업에서 어떻게 쓰이는지였다. 회원이 운동하는 모습을 트레이너가 촬영하는 식으로 인증 사진을 요청했다. 매 회차 운동 내용은 회원이 직접 보내주기도 했고, 트레이너가 대신 공유해 주기도 했다.
트레이너분을 통해 회원의 운동 내용을 공유받았다.
운동 기록을 살펴보니 PT 의뢰서에 적힌 추천 운동만 그대로 수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트레이너들은 회원을 직접 평가한 뒤 자신의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회원은 트레이너가 “PT 의뢰서를 기반으로 신체 기능을 굉장히 꼼꼼하게 확인해주었다”라고 이야기했고, 트레이너 역시 “평가 자료가 있어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참고가 되었다”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추천 운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매뉴얼이라기보다는, 회원의 상태를 이해하고 첫 수업을 준비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된 셈이다.
실제 동네 PT에서 트레이닝을 진행하는 모습

1차 테스트 결과

참여자 3명이 모두 자신에게 맞는 동네 PT 스튜디오를 찾아 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이 갈 수 있는 운동 공간이 있다는 것, 그리고 함께 운동할 트레이너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네 PT 스튜디오에서 운동을 시작한 참여자 세 명은 초반부터 장기 이용권을 결제하거나, 10회 지원 종료 후 재결제하면서 20회 이상 운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2026년 8월 현재, 참여자 3명 모두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 2명은 50회 이상, 1명은 40회 이상 이용 중이다)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까지는 거리가 멀어 주 1회 이상 이용하기 어려웠지만, 집과 가까운 운동센터를 다니면서 운동 횟수가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다만, 근무일이 달라지면서 기존처럼 주 1회 운동을 유지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거리가 가까워졌다고 해서 이용 빈도가 반드시 늘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참여자들은 외부의 도움을 받아 집 근처에서 운동할 곳을 찾은 경험에 모두 만족했다. 현재 이용하는 센터가 폐업하거나 다른 이유로 이용을 중단하게 되더라도, 다시 다른 곳을 찾아 운동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실제로 프로젝트 종료 후 인터뷰에서 “현재 이용하는 PT 스튜디오가 문을 닫는다면 어떻게 새로운 장소를 찾겠는가? 어떤 점을 고려할 것인가?”라고 물었을 때,
혹시라도 다른 곳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이번에 추천받은 리스트를 다시 한번 펼쳐볼 것 같고. 만약에 제가 새롭게 찾아본다면 네이버 지도에서 ‘필라테스’, ‘PT’, ‘재활 운동’을 키워드로 검색해 갈 만한 곳들을 찾을 것 같아요. 이후에는 휠체어를 타고 있는데 운동할 수 있을지, 1회 체험 가능할지 문의해 볼 것 같아요. - 참여자 A
‘PT’를 검색 키워드로 사용할 것 같고. 네이버 지도에서 거리 기반으로 먼저 찾아보고, 이후에는 주차장이나 엘리베이터 등을 확인할 것 같아요. 제가 다니는 길에도, 밖에서 볼 때 괜찮아 보이는 PT 스튜디오가 있었는데, 주차장이 살짝 애매해 보였거든요. 다음에는 실제 방문해 보고 주차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할 것 같습니다. - 참여자
위와 같이 구체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이전에는 어디서부터 정보를 찾아야 할지 막막했지만, 이번 테스트를 거치면서 지도 앱에서 어떤 정보를 확인하고 무엇을 문의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했다. 한 번의 매칭을 넘어, 다음 선택을 스스로 시도할 수 있는 경험이 된 셈이다.
실제로 집 근처에서 운동을 시작하고 지속하는 사례가 하나둘 생긴다면 다른 회원들도 자연스럽게 시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이라는 표현이 다소 거창하게 느껴지지만, 누군가 먼저 찾아보고, 문의하고, 운동을 시작한 성공 사례가 다음 사람에게는 하나의 정보이자 가능성이 될 것 같았다.

2차 테스트

2025년 11월~2026년 5월
1차 테스트에서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회원의 생활권에 있는 운동센터를 직접 찾고, 접근성을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뒤 상담과 매칭까지 진행했다. 이를 통해 회원이 느끼던 물리적,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지속적으로 운동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2차 테스트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되, 탐색부터 매칭까지의 과정을 보다 체계화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향후, 운동을 원하는 사람이 생길 때마다 바로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도록 상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향후 운영 매니저가 프로그램을 맡는 것을 가정하고, 각 단계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회원과 운동센터에는 어떻게 안내하고 소통해야 하는지를 정리하기로 했다. 또, 테스트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이를 바탕으로, 매뉴얼화하는 것까지를 목표로 잡았다.
무엇보다 참여자들이 운동을 시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 솔루션을 통해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로 했다. 처음 동네 PT에 매칭하는 것과,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고 지속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차 테스트에서는 참여자의 70% 이상이 동네 PT 스튜디오에서 첫 10회 이용권을 모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테스트 단계이니만큼, 예상하지 못한 이슈가 발생할 것을 고려해 70% 수준으로 잡았다.)
1. 모집 범위 넓히기
1차 테스트에서도 느꼈던 거지만,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에서 PT 수업을 듣다가 종결한 회원을 대상으로만 모집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어댑핏 스튜디오 내부 홍보와 함께, 척수장애인 당사자 커뮤니티 등 외부 채널에 홍보하여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는 사람을 찾고자 했다.
이번에는 참여자 4명을 모집*할 수 있었다. 어댑핏 종결 회원이 1명이고, 어댑핏 인스타그램 채널·네이버 카페에서 홍보 글을 보고 신청한 사람이 3명이었다.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찰나, 홍보 글을 보고 신청하게 되었다고 했다. 또, 이들 중 휠체어 사용자는 2명이고, 휠체어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보조기기를 사용해 보행하는 분 1명, 단독 보행은 하지만 좌우 불균형이 심해 보행 속도가 매우 느린 분 1명이었다. 처음 설정한 모집 기준과는 달랐지만, 운동할 곳을 찾지 못했다는 어려움은 같았기에 프로젝트 대상으로 포함했다.
*추가로 두 명이 더 신청했지만, 이번 테스트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한 명은 부상으로 당장 운동을 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다른 한 명은 희귀 질환으로 연계 난이도가 높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추후 테스트 범위를 넓히면 함께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번에는 이동의 제약으로 동네 운동센터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에 참여 범위에서 제외했다.
2. 기초 조사 후 탐색하기
1차 테스트에서는 온라인 조사와 현장 조사를 모두 마친 뒤, 회원에게 운동센터 후보를 제안하고 선택하도록 안내했다. 그러자 후보를 제안하는 과정에서 회원이 선호하는 센터 유형을 뒤늦게 파악해, 처음 조사한 곳이 아닌 전혀 다른 유형의 운동센터를 다시 찾아 연결하는 등 시행착오가 있었다.
2차 테스트에서는 모집 단계에서부터 회원이 운동센터를 알아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건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 재활 경험이 있는 트레이너를 선호하는지, 원하는 시간대에 운동할 수 있다면 전문 분야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지 물었다. 또, 다른 이용자와 마주치지 않는 독립적인 공간을 원하는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활기찬 공간도 괜찮은지 확인했다. 이를 통해 헬스장과 PT 스튜디오 중 어느 유형이 더 적합한지, 재활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어야 하는지 등을 미리 가늠할 수 있었다.
운동센터를 선택하는 과정도 두 단계로 나눴다. 1차 테스트에서는 온라인 조사와 현장 조사를 마친 5~6곳을 한꺼번에 제안했다면, 2차 테스트에서는 먼저 온라인으로 조사한 약 10곳을 제시해 회원이 관심 있는 곳을 고르도록 했다. 이후 선택한 센터만 현장 조사한 뒤, 회원이 최종적으로 운동할 곳을 다시 선택하는 식이었다. 덕분에 회원의 선호와 맞지 않는 운동센터를 직접 방문하는 일을 줄일 수 있었다.
이번 테스트에서 현장 조사를 할 때는 아예 트레이너나 점주를 직접 만날 목적으로 약속을 잡은 뒤에 센터를 방문했다. 1차 테스트에서는 운동센터가 있는 건물 주변이나 공간 밖에서 둘러보다가, 직원과 마주치면 그제야 방문 목적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어떻게 오셨어요?’ 묻는 말에 서로 당황스러운 순간들이 생겼는데, 미리 예약하니 그런 일은 줄어 들었다. 물론 구체적인 운동 계획까지 논의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트레이너가 장애인 고객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태도로 응대하는지는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태도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었다. 비장애인인 프로젝트 매니저가 만났을 때 받은 인상과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상담했을 때 느끼는 인상이 반드시 같지는 않았다. 매니저는 트레이너가 안전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한다고 받아들였지만, 정작 회원은 자신을 운동이 필요한 고객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사람으로 대한다고 느낀 경우도 있었다. 물론 서로 다른 시점에 방문한 만큼 상황에 따라 응대가 달라졌을 수는 있다. 그럼에도 대리인이 확인할 수 있는 정보와 당사자가 직접 만나야 알 수 있는 경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
3. 상담 동행이 아닌, 대행하기
2차 테스트에서는 회원이 방문할 때 동행하는 대신, 운동센터를 방문해 상담하는 과정까지를 미리 ‘대행’하기로 했다. 회원은 상담 대행 후, 최종적으로 추천하는 후보지를 방문해서 직접 트레이너를 만나고 센터를 확인하게 했다.
1차 테스트에서 회원이 센터에 방문할 때는 프로젝트 매니저와 함께,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 트레이너도 참석해 PT 의뢰서 내용을 설명해 주었다. 그러다 보니 방문 날짜를 확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PT 의뢰서만으로도 회원에 대해 알려야 할 내용은 충분히 전달할 수 있었다. 또, 여러 사람이 상담에 동행하는 게 당사자에게는 민망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무엇보다 사전에 장애인 고객에 대한 이해나 응대 방식을 충분히 확인하지 못한 채 회원과 같은 날 상담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트레이너가 어떤 태도로 응대할지 알 수 없다는 부담이 있었다.
앞서 설명한 탐색 단계에서 현장 조사를 마친 후 회원이 운동하고 싶은 곳을 선택하면, 프로젝트 매니저가 다시 정식으로 방문 예약을 했다. 이 단계에서 방문할 때는 PT 의뢰서를 활용해, 트레이너에게 회원의 신체 기능을 간략하게 소개하면서 트레이너가 이에 맞는 준비를 할 수 있을지 아닐지를 가늠해 보았다.
방문 조사와 정식 상담까지 대행하면서, 프로젝트 매니저가 느꼈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PT 스튜디오 추천 리스트에 업데이트해 두었다. 또, 메신저로 소통하거나 글로 전하기 힘든 부분은 전화 통화를 하면서, 회원이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게 도왔다. 회원은 이 정보들을 보면서, 프로젝트 매니저가 별도로 동행하지 않아도 혼자서 직접 방문 상담을 신청하고 등록까지 마쳤다.
실제 한 회원의 사례를 통해 프로젝트 신청부터 운동 시작까지의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참여자 OOO 님이 동네 PT 스튜디오에 가기까지
1월 5일: OOO 님이 프로젝트 참여를 신청함
1월 15일: 어댑핏 스튜디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함
1월 15~28일: 온라인 조사를 통해 PT 스튜디오 추천 목록을 작성함
1월 28일: PT 스튜디오 추천 목록을 전달함
전달한 지 이틀 정도 뒤에 회원이 확인하고 싶은 센터를 골라 주었다.
2월 3일: OOO 님이 선택한 후보지에 실제로 방문하여 상담받아 봄
사진으로 기록하고, 추천 사유와 아쉬운 점을 함께 노션 페이지에 정리한다.
2월 4일: OOO 님에게 실사 결과를 공유하고, 방문 선택을 요청함
2월 18~20일: 방문 여부를 모니터링하면서 상황을 공유받음
2월 24일: OOO 님이 최종적으로 운동센터를 선택함
참여자가 방문 상담을 다녀온 후기를 카카오톡으로 전해 주었다. (* 해당 이미지는 실제 카카오톡 대화를 기반으로 재구성했습니다.)
3월 5일: OOO 님이 이용권을 결제한 후, 동네 PT 스튜디오에서 운동을 시작함
4. 관찰하기
2차 테스트에서도 회원에게 매 회차 운동 기록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2차 테스트 참여자 4명 중 3명은 약속한 제출일이 지난 뒤 보내주거나, 사진을 아예 못 찍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 참여자들에게 확인해 보니, 운동하면서 사진으로 기록하는 경험이 거의 없었고, 운동 동작의 이름을 정확히 알지 못하니 이를 기록해서 보내주는 게 어려웠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인증보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니, 다음 테스트부터는 인증 횟수를 줄여서 요청하기로 했다. 운동하는 모습을 찍는 게 익숙하지 않을 때는 스튜디오 내부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한 경우도 있었는데, 이것도 좋은 방법이었다. 어떤 방법으로든, 지원이 끝난 뒤에도 스스로 재등록하여 꾸준히 운동하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그렇다면 어댑핏 스튜디오는?

한편, 이 프로젝트를 계기로 참여자들이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으로도 다시 방문할 수 있을지도 궁금했다. 동네 PT에서 운동을 시작한 회원들이 어댑핏을 완전히 떠나게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댑핏은 거리가 멀어 꾸준히 다니기는 어려워도 장애 특성을 고려해 신체 기능을 평가*하고, 다양한 기구와 환경에서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구체적으로 신체의 불균형 정도와 근육의 경직 상태·관절의 가동 범위 등을 확인하고, 현재 어느 강도로 운동을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공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동네 PT에서 꾸준히 운동하되 일정한 주기로 어댑핏을 찾아 몸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은 어떨까?
이 아이디어는 프로그램에서 만난 한 회원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비장애인에게는 인바디(InBody)로 체성분을 측정하는 일이 익숙하지만, 두 발로 서서 측정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는 쉽게 경험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 회원 역시 몇 년간 꾸준히 운동해 왔지만, 인바디를 측정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주변 동료들이 “체지방이 몇 퍼센트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자신은 ‘눈바디’로만 운동 효과를 가늠해야 해 실제 수치가 궁금했다고 한다. 어댑핏에는 일반 PT 스튜디오에서 보기 어려운, 누워서 측정하는 인바디를 포함한 어댑피팅 서비스가 있으니 좋은 방문 동기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동네 PT 스튜디오 프로젝트에 참여를 신청하면, 동네 PT에서 10회를 모두 이용하면 재평가까지 지원하여 얼마나 운동 효과가 있었는지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한다면 이후에도 어댑핏 스튜디오를 자연스럽게 방문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또, 어댑핏에서 개최한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방식으로 어댑핏과의 접점을 이어가기 바랐다. 이전에도 몇 차례 개최해 본 ‘어댑핏 게임즈’를 이번에는 온라인 챌린지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 1분 동안 내 몸에 맞는 방식으로 푸시업, 제자리 달리기 등 동작을 수행하고, 기록을 제출하는 챌린지였다. 참여자는 온라인으로 직접 기록을 제출하거나, 어댑핏 스튜디오를 방문해 기록을 측정할 수 있었다. 어댑핏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동네 PT 프로그램 참여자도 원한다면 참여할 수 있게 기획했다.
결과적으로, 동네 PT 스튜디오를 이용하면서 정기적으로 어댑핏 서울점을 다시 찾도록 하려던 시도는 기대만큼의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참여자들은 동네 PT 지원을 위해 필요한 초기 평가와 재평가에는 방문했지만, 이후 비용을 직접 부담하면서까지 일정한 주기로 평가받을 필요성에는 크게 공감하지 않았다. 어댑핏과의 접점을 이어가기 위해 안내한 어댑핏 게임즈 역시 실제 참여로 이어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어댑핏에서 초기 평가(PT 의뢰서)를 받고, 동네 PT에서 꾸준히 운동한 뒤, 다시 어댑핏을 찾아 변화된 신체 기능을 점검하는 흐름을 생각했다. 하지만 테스트를 거치며 정기적인 재평가를 프로그램의 필수 과정으로 만들 필요는 없겠다고 판단했다. 우선은 장애인 회원이 동네에서 자신에게 맞는 운동센터를 찾아 꾸준히 운동하도록 돕는 데 집중하고, 이후 몸의 변화를 확인하거나 운동 종목을 바꾸는 등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할 때 어댑핏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느슨하게 연결하기로 했다.

2차 테스트 결과

2차 테스트에는 총 4명이 참여했고, 그중 3명에게 동네 PT를 매칭했다. 매칭에 성공한 3명은 PT 10회권을 끝까지 사용하여, 참여자 70% 이상이 PT 10회권을 끝까지 사용한다는 2차 테스트의 목표는 충분히 달성했다.
3명 모두 PT 10회 이상의 장기 결제로 이어졌다. 1명은 10회 종료 후 재결제(26년 8월 현재, 누적 50회를 기록했다), 1명은 처음부터 20회 이상을 결제했다. 1명은 어댑핏 스튜디오에 잔여 이용권이 있어 GX 프로그램을 이용한 뒤, 다시 동네 PT 스튜디오에 재등록했다.
다만, 1명은 프로젝트 중간 지점에서 참여를 포기했다. 현장 방문 후에도 마음에 드는 곳이 없어, 다른 센터를 최종 선택하였던 회원이었다. 선택한 후에도 부상과 바쁜 업무 등을 사유로 이용을 연기했고, 결국 참여를 중단했다. (수동휠체어로도 3~4km를 너끈히 산책할 수 있는 분이었으니, 굳이 운동센터가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테스트가 끝나고 다시 회원들을 만나 종결 인터뷰를 진행했다.
처음 PT 스튜디오를 탐색하는 단계에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 묻는 말에,
건물 계단에 손잡이가 없어서 오르기 어렵다고 확인해 준 점이 좋았어요. 계단이 높은데 손잡이가 없으면 오르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PT 의뢰서는 어떻게 활용했는지 물었을 때,
막상 내 몸을 봐도 어디가 어떻게 안 좋은지 잘 몰랐는데, 사진으로 찍으니 정말 많이 틀어졌다는 점을 알 수 있었어요. 트레이너 선생님께 어떻게 내 몸을 설명해야 할지 몰랐는데, 그냥 이거만 주면 되니 좋았어요.
와 같은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세 분 모두 트레이너 선생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고, 자발적으로 운동을 꾸준히 이어가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1·2차 테스트 모두 참여자 모두가 프로젝트에서 제공하는 PT 10회권을 끝까지 이용하고, 대다수가 자비를 들여 PT 등록을 이어가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테스트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더 높은 목표를 잡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이어지는 테스트에서는 참여자 90% 이상이 첫 PT 10회를 모두 완료하는 것으로 상향 조정하고, 참여자 70% 이상이 지원 종료 후에도 자비로 재등록하는 것을 프로젝트 목표로 세우기로 했다.

Result | 탐색 과정에 주목하다

테스트를 거듭하며 발견한 것

1. ‘의외로’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있다
처음에는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운동센터 자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접 찾아보니, 물론 찾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 지역에서 10군데를 찾아 잘 필터링하면, 2~3곳 정도가 최종 후보지로 남았다. (누군가의 힘을 빌려서라도) 열심히 찾는다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동네마다 적어도 한 군데씩은 있다는 뜻이다.
Project Note
접근 가능한 운동센터는 주로 아파트 상가나 대형 쇼핑몰 안에서 찾을 수 있었다. 반면 엘리베이터 설치 의무가 없는 5층 이하 건물의 2층 이상에 입주한 센터는 대부분 접근하기 어려웠다.
2. 물론 필터링의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이용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곳을 추리는 과정이 물론 쉽지는 않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직접 돌아다니면서 휠체어로도 갈 수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해 봐야 했다. 온라인에서 이용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곳을 추렸는데도, 실제로 가보니 3분의 2는 휠체어로 진입하기 어려웠다.
그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지 문의했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을 받거나 거절당하는 경험을 겪기도 했다.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을지 문의하니 “휠체어는 밖에 두고 들어오면 된다”라는 다소 황당한 답을 듣기도 했다. 심지어 재활을 전문으로 내세운 운동센터에서도 말이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적극적으로 탐색해 볼 엄두를 내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아무리 친절한 트레이너가 반겨주어도, 다니기 편하고 가까운 위치에 있는 곳을 찾아도 지속하기 어려운 것이 운동이다. 찾는 과정부터 부대낌을 겪는다면 그냥 포기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 각자에게 맞는 운동센터가 있다
테스트를 시작할 때는 대형 헬스장보다 소규모 PT 스튜디오가 장애인 회원에게 더 적합할 것으로 생각했다. 트레이너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물리치료사 경력을 가진 트레이너가 근무하는 곳이라면 보다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다수의 비장애인 회원과 한 공간에서 운동하는 것보다는 소수 인원이 이용하고, 주로 1:1 수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스튜디오를 더 선호할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 찾아보니 반드시 그렇지는 않았다. 전문성을 갖춘 트레이너가 있더라도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입구에 단차가 있으면 휠체어 사용자는 들어갈 수 없었다. 반대로 헬스장 가운데에도 기구 사이 간격이 넓고, 멤버십 판매보다 개인 트레이닝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곳이 있었다.
무엇보다 회원이 운동센터를 선택하는 기준도 모두 달랐다. 트레이너의 전문성과 소통 방식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운동 기구만 충분히 갖춰져 있다면 트레이너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회원도 있었다. 사람마다 원하는 운동 환경이 다른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장애인 회원의 특성을 파악해 적절한 운동센터를 매칭한다’라는 데 집중한 나머지, 정작 회원 개인의 취향과 선택 기준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다. 이를 보완해 2차 테스트에서는 회원의 취향과 선호를 사전에 조사하는 단계를 충분히 거치도록 했다.

아무도 탐색의 과정을 주목하지 않는다

두 번의 테스트를 거치며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은, 운동센터를 찾는 과정 자체에도 장벽이 있다는 점이었다. 장애인을 환대하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겠지만, 탐색 과정만 쉬워져도 실제 이용 가능한 선택지는 지금보다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
비장애인에게 운동센터를 찾는 일은 보통 지도 앱을 검색하고, 몇 곳을 비교해 방문하는 정도의 일이다. 여러 운동센터를 경험해 보는 것 자체를 취미나 취향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휠체어 사용자에게는 조금 다른 과정이 될 수 있다. 운동 프로그램이나 트레이너를 비교하기도 전에 건물에 들어갈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고, 직접 문의했을 때 예상하지 못한 거절이나 불편한 답변을 듣기도 한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새로운 운동센터를 알아보는 일 자체가 부담스럽고 불편한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탐색의 과정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운동센터를 대신 찾아준다’라는 서비스 자체도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찾는 일도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생활 속 다른 서비스를 찾아보면 이와 비슷한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 공사 전 진행하는 ‘입주민 동의 대행’이 있다. 마침, 2차 테스트를 마무리한 뒤 개인적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할 일이 있었는데, 공사를 앞두고 다른 세대를 직접 방문해 동의를 구하면서 불편한 상황을 여럿 경험했다. 반복적으로 거절을 경험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정 비용을 지급하고 입주민 동의 대행 업체에 이 일을 맡긴다.
일일이 이웃집 문을 두드리면서, 운동센터를 탐색하는 것 역시 누군가에게는 제삼자에게 맡기고 싶을 만큼 번거롭고 불편한 과정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물론 입주민 동의 대행 서비스처럼 장애인에게 운동센터를 찾아주는 비용을 받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왜 직접 찾지 않을까?’보다,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어떤 장벽을 겪고 있는지 이해하는 일이었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집 근처 운동센터를 알아보고 방문할 수 있기 전까지는, 누군가 먼저 접근성을 확인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정리해 주는 역할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이 쌓여 주변에서 실제로 운동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선뜻 운동센터를 찾아 나서지 않을까?

더 많은 데이터 수집과 기록을 목표로

또, 이렇게 탐색한 결과를 잘 쌓아둔다면 모든 회원을 위해 매번 처음부터 운동센터를 찾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접근 가능한 운동센터를 구·동마다 하나씩이라도 꾸준히 확보하면, 다음 회원은 훨씬 적은 시행착오로 선택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실제 1·2차 테스트를 진행한 운동센터, 실제 매칭까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후보지에 두었던 20여 곳, 첫 방문 전 필터링을 거쳤던 100여 곳을 데이터화하고, 지도 형태로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Project Note
다만,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고민은 이 정보를 어떻게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냐는 것. 2차 테스트를 진행하던 중 찾아둔 운동센터가 폐업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차차 답을 찾아나갈 것이다.
그간의 테스트와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6년 9월부터는 동네 PT 스튜디오 찾기 프로젝트 3차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은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이제는 서울점 운영 자체를 넘어, 장애인이 생활권 안에서 운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동네 PT를 찾고 연결하는 방식에 좀 더 집중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운영 매니저와 함께 더 많은 지역의 운동센터를 조사하고, 실제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축적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자리 잡으면 상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PT 의뢰서 외에도, 장애인 회원을 처음 만나는 트레이너가 참고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하는 등 몸과 마음의 벽을 낮추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려고 한다.
다만 여전히 남는 질문이 있다. 이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까? 아직 뚜렷한 답은 찾지 못했다. 우선은 어댑핏 이용을 종료하는 회원 가운데 동네에서 운동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꾸준히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주변에 운동할 곳을 찾고 싶어 하는 장애인이 있다면 언제든 아래 이메일 주소로 알려주면 된다.
유승제 매니저 sj.yoo@skhappines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