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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핏 스튜디오 프로젝트_1단계 (2022.7~12)

어댑핏 스튜디오 프로젝트_1단계 (2022.7~12)

목차

Intro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운동할 곳이 없다는 문제를 인식한 유승제 매니저는 무장애 PT 스튜디오 모델을 개발해 확산하는 <장애인 PT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문제 정의&솔루션 도출 이야기 읽어보기
스튜디오 모델을 개발하고 확산하기까지, 아래와 같이 크게 3단계를 상정했다.
1단계. 무장애 PT 스튜디오 개설하기
2단계. 지속 가능한 모델 개발하기 (진행중)
3단계. 검증된 스튜디오 모델 공유하기 (진행중)
본 리포트는 이중 1단계, 무장애 PT 스튜디오를 구상하고 오픈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유승제 매니저의 관점에서 정리한 것이다.

PROJECT 1단계|국내 최초 무장애 헬스케어 센터 만들기

Step1. 따로 또 같이 공간 구성하기

공간을 설계할 때 두 가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첫째,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것. 그래서 운동기구가 빽빽하게 들어선 GYM보다는 개인 운동 공간이 확보된 PT 전문 스튜디오를 많이 참고 했다.
둘째, 모듈형 스튜디오 형태일 것. 이 스튜디오 모델이 확산되려면 일반 운동센터가 자신들의 조건에 맞게 공간과 프로그램을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모듈형’ 스튜디오였다. 공간을 여러 개로 나누고 각기 다른 운동 프로그램을 넣어, 운동센터의 필요와 선호에 따라 취사선택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이렇게 하면 고객들에게도 더 많은 선택지를 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룹 운동을 하고 싶거나 넓은 공간을 쓰고 싶으면 필드를, 혼자 운동하고 싶고 그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싶지 않으면 룸을 사용하면 된다.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었던 장애인에게는 이 자체로 굉장히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러한 방향에 따라 새로 생길 무장애 헬스케어 센터의 공간은 그룹 운동 및 개인 운동을 위한 필드 공간과 퍼스널 트레이닝만을 위한 4평 남짓의 소규모 룸(2개),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었다.
무장애 PT 스튜디오 공간 설계도
또한 장애인 고객이 사소한 데서 이질감을 느끼거나 사용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스튜디오 입구부터 안내데스크, 라커 등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다.
스튜디오 입구 : 스튜디오 전체에 5cm 고무 매트를 깔면 바닥과 단차가 생기기 때문에 휠체어 진입을 위한 경사로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높이 대비 2배의 너비로 경사로를 설치했다. 하지만 짐을 나르는 카트조차 이동하기 어려워 휠체어 진입은 더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 결국 1:8 비율로 재시공을 해야했다. 임시방편으로 경사로에 매트를 까는 방법도 검토해봤지만, 스튜디오 들어서는 첫 번째 게이트인 만큼 휠체어 사용자가 오르기 어려워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안내데스크 : 고객들이 처음으로 상담 받는 곳. 장애와 비장애를 동등하게 고려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데스크 높은 곳과 낮은 곳(주로 앉아서 상담하는 곳)의 면적을 동일하게 맞췄다. 또한 데스크에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깊이를 40cm까지 확보하면서, 몸을 기대거나 해도 흔들리지 않도록 소재에도 신경을 썼다.
라커 : 휠체어를 타고도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맨 아래 칸을 비워두는 형태를 생각했다.
안내데스크 설계도
라커 설계도

Step2. 공간별로 프로그램 채우기

공간이 있으면 각 공간에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만들 차례. 2022년 7월부터 약 5개월에 걸쳐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이하 하루하루)*’와 함께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 운동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운동을 연구하는 기업으로, 부산에서 무장애 헬스케어 센터 어댑핏을 운영하고 있다. 행복나눔재단 R&D Lab과 함께 <장애인 PT 스튜디오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있다.
한편, 운동에 비용을 지불하는 장애인 고객을 발굴해야 하는 만큼, 우리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반적인 근력이나 유산소 운동 외에 장애인에게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고민했는데, 이때 눈에 들어온 것이 리프트온 트램저항 풀리식 케이블 머신이었다.
먼저, 리프트온 트램(rifton TRAM)은 본래 장애인의 보행훈련이나 이동을 돕는 기구인데, 하루하루에서는 장애인 운동용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좌식생활이 긴 휠체어 사용자는 중력을 이기고 직립 상태를 유지하는 근육이 경직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리프트온 트램은 이 근육을 발달시키기에 적합했다.
저항 풀리식 케이블 머신은 밸런스 트레이닝이 가능한 운동 기구이다. 무게추를 들어 올리는 일반적인 케이블 머신과 다르게, 저항을 이용해 같은 속도로 케이블을 당기거나 버티는 등 재활 치료에 사용하는 기법을 운동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하루하루는 여기에 체형 분석(Step3 참조)을 위한 모션 센싱 기능을 더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저항 풀리식 케이블 머신을 자체 개발했다.
이 두 기구를 발전시켜 커리큘럼 형태로 정리라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하루하루와 함께 커리큘럼 개발을 추진했다. 그리고 각 기구를 중심으로 한 운동 프로그램은 퍼스널 트레이닝을 위한 소규모 룸에 각각 배치하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3개의 공간과 프로그램이 확정되었다.
그래비티 Gravity : 리프트온 트램을 중심으로 소도구, 매트 등을 활용해 바른 자세 유지와 생활에 필요한 필수 근력을 키우는 트레이닝
인피니티 Infinity : 저항 풀리식 케이블 머신(+모션 센싱 기능)을 활용해 근력을 평가하고 신체 정렬을 교정하는 정밀 트레이닝
필드 Field : 크로스핏 스테이션, 유산소 기구 등을 활용한 근력 및 그룹 운동 (*일반적인 헬스샵과 유사한 공간)

Step3. 맞춤 운동 서비스 기획하기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이 있으면 이를 고객의 신체 상태에 맞게 제안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했다. 그래서 기획한 것이 어댑피팅(Adapfiting)이었다. 개인의 체형/자세/신체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맞춤 운동을 제안하고, 이를 리포트 형태로 기록해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이렇게 히스토리를 남기면 몸 상태를 세세하게 들여다보고 변화 추이를 관찰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서는, 장애인 고객이 어느 운동센터를 가더라도 이 리포트가 있으면 쉽게 자신에게 맞는 운동 계획을 세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어댑피팅 리포트 초안
Project Note 운동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높이’를 고려했다. 장애인에게 ‘높이를 주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하루하루의 말에 깊이 공감했기 때문이다. 휠체어 사용자는 주로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니까, 서서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실 허리를 바르게 지탱하고 균형을 잡는 힘이 필요한 건 비장애인과 똑같다. Gravity와 Infinity 모두 이 ‘높이’를 고려한 프로그램이다.

RESULT|어댑핏 스튜디오-서울점 오픈하다!

2022년 12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어댑핏 스튜디오-서울점’이 오픈했다. 장애인이나 기저질환자 뿐만 아니라 비장애인까지도 자신의 신체 상황에 맞는 운동을 같은 공간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무장애 헬스케어 센터이다.
국내&해외 물리치료사, 스포츠의학 석박사, 작업치료사, 특수체육교사, 국제 크로스핏 강사, 메디컬 필라테스 전문강사, 아크로바트 강사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통해 맞춤 피트니스(Adapted Fitness)를 개발하고 제공한다.

어댑핏 스튜디오-서울점의 특별한 점

배리어프리 공간
장애인, 비장애인 누구든 이용할 수 있도록 어댑핏 스튜디오-서울점의 모든 시설은 배리어프리로 설계되어 있다. 충분한 여유 공간을 확보하고, 경사로를 설치해 휠체어 사용자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①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있는 여유 공간 ② 낮은 높이의 안내 데스크 ③ 휠체어를 고려한 진입로 ④ 아래 공간이 비어있는 라커
최적화된 운동 프로그램
장애인 고객의 다양한 신체 조건 및 상황에 따라 최적의 운동을 제공하기 위한 세분화된 커리큘럼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그래비티 Gravity와 인피티니 Infinity는 어댑핏 스튜디오-서울점에서 차별적으로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그래비티 Gravity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생활에 필요한 필수 근력을 키우는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다. 리프트온을 중심으로 볼, 밴드, 스텝박스, 스텝퍼, 바이퍼 등 다양한 소도구를 이용해 운동한다.
(Gravity) 리프트온
(Gravity) 매트에서 소도구를 활용해 하는 운동
인피니티 Infinity는 근력을 평가하고 신체 정렬을 교정하는 정밀 트레이닝 프로그램이다. 모션 센싱&전자식 저항 풀리 기구를 중심으로 밸런스패드, 스텝박스 등을 이용해 운동한다.
(Infinity) 모션 센싱 기반의 밸런스 운동
(Infinity) 풀리 시스템 활용 근력평가
필드 Field에서는 크로스핏 등 근력 운동과 그룹 운동이 가능하다. 크로스핏 스테이션, 유산소 기구(스키머신, 로잉머신, 바이크), 스미스머신, 트레드밀, 점핑박스, 덤벨 등의 소도구가 비치되어 있다.
어댑피팅(Adapfiting)
위와 같은 운동 프로그램은 모두 어댑피팅에 기반해 짜여진다. 마치 맞춤 옷을 제작하는 것처럼 체형/자세/신체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보고서로 제공하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 개개인에 최적화된 운동 커리큘럼을 제안한다.

누구에게나 맞는 운동은 있다

오픈 1년이 지난 지금, 어댑핏 스튜디오-서울점의 누적 이용 회원은 144명이다(’23년 12월 말 기준). 이 중 90% 이상이 장애나 질환을 갖고 있는 고객이다.
“누구에게나 맞는 운동은 있다”는 모토 아래 최적의 장애인 PT 스튜디오 모델을 만들기 위한 실험은 계속될 예정이다. 앞으로 어댑핏 스튜디오-서울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공간과 프로그램을 최적화해 나감과 동시에, 자립할 수 있는 적정 규모와 조건을 찾아보려고 한다. 그 이야기는 향후 공개될 예정이다.
<장애인 PT 스튜디오 프로젝트>가 시작되기까지 문제의식과 솔루션 도출 과정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은 첫 번째 리포트를 참고하면 된다.
유승제 매니저 sj.yoo@skhappines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