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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핏 스튜디오 프로젝트_Last Mile

어댑핏 스튜디오 프로젝트_Last Mile

목차

PROBLEM|장애인은 운동할 기회가 부족하다

운동하러 서울에서 부산까지

흔히 운동을 해야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장애인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운동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운동을 연구하는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의 정고운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10여년 간 물리치료사와 스포츠 지도사로 환자들의 재활 치료를 담당해왔는데요. 그러면서 환자들이 퇴원 후 지속적으로 운동할 기회가 없어 상태가 악화되는 걸 많이 봤어요. 몸에 맞는 좋은 휠체어가 있어도 그 휠체어를 밀고 다닐 힘이 없다면, 집안에 머무르게 되고, 이는 다시 체력 저하로 이어져 삶의 활력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죠.” - 정고운 대표(2021년 행복나눔재단 SIT 컨퍼런스 중에서)
이에 따르면 장애인(여기서는 특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뇌병변&지체장애)의 신체 활동은 크게 치료/운동/스포츠로 구분되는데, 그중 운동은 잔존 기능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적인 활동을 뜻한다. 그런 즉, 장애인에게 운동은,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삶의 질과 직결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많은 장애인들이 맞는 운동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어떤 장애인은 운동 시설을 찾아 서울에서, ‘어댑핏’이 있는 부산으로 이사하기도 했다.
*어댑핏 :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가 운영하는 부산의 무장애 헬스케어 센터
체육관, 헬스장, PT샵, 필라테스 등 길을 걷다 보면 보이는 수 많은 운동 시설. 이중 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곳은 왜 없을까? 행복나눔재단 R&D Lab은 의문을 갖고 문제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LAST MILE|장애인이 일상에서 운동할 곳이 없다

수많은 운동 시설 중, 장애인이 갈 수 있는 곳은…?

먼저, 운동 시설을 조사하고 관계자들을 인터뷰했다. 재활센터부터 장애인 체육시설, 일반 운동센터까지. 우리 주변에는 다양한 시설이 있지만, 그 중 장애인에게 필요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은 거의 없었다.
재활센터
재활은 장애인에게 익숙하고 중요한 신체활동이다. 하지만 시설까지의 거리나 비용, 대기시간 등 여러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일상에서 손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또한 재활은 회복과 치료에 초점이 있기 때문에, 스스로 몸을 움직여 근력을 기르는 생활 운동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장애인 체육시설
장애인 복지관의 체력단련실,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 취급 기관 등 전용 체육시설도 있다. 인터넷에서 ‘지체장애’ 키워드로 검색해보니 서울 시내에 34군데 정도 있는 것으로 나왔고, 대부분 공공 성격의 체육시설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몇 군데 문의해본 결과, 장애인들이 꾸준히 이용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노후화된 시설, 전문 트레이너 부족, 짧은 운영 시간 등이 이용하지 않는 주된 이유였다.
장애인 체육센터가 있어서 거기서 PT를 받아보려고 전화를 했거든요. 오면 거기 강사분들이 지나가면서 조금씩 알려줄 수는 있다고 하는데, 그때 당시에 직장에서 거기까지 1시간 반이 걸렸거든요. 잠깐 설명 들으려고 가기에는 너무.... 지자체에서 하니까 비용은 마음에 드는데도, 효율이 떨어질 것 같더라고요..
일반 운동센터
장애인도 헬스장이나 피트니스센터 같은 일반 운동센터에서 운동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가 알아본 바로는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첫째, 접근성 문제가 있다. 규모가 작은 운동센터는 휠체어를 위한 경사로나 엘리베이터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진입하더라도 휠체어가 다닐만한 여유 공간이 없었다. 둘째, 전문성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운동센터가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전용 운동 기구나 장애 전문 트레이너를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에게 어떤 서비스나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는지 모른다.
”동네 헬스장 같은 경우에 기구들을 좀 촘촘하게 배치해 놓으면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서 운동할 공간을 확보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재활 운동이라는 타이틀을 보고 기대했는데, 저를 보시더니 아예 못 걷냐는 거예요. 그러면 할 수 있는 운동기구가 많지 않아서 좀 어려울 것 같다고…”
”일반 PT샵은 몸 만들고 힘 쓰고 하는 게 중요하다보니, 일반인들이 하는 거랑 똑같아서 오히려 더 안 좋아지는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하지가 불편하니까 상지 운동만 알려주시더라고요. 그렇게 열 번 정도 PT를 받았는데 트레이너 분이 더 진행할 수 있는게 없다고 종료하셨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장애인 고객을 받지 않았다. 우리가 만나본 대부분의 트레이너들이 부상에 대한 부담을 갖고 있었는데. 더군다나 장애인 신체 특성에 대한 이해가 낮은 상태에서는 부상 위험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을 터다. 그래서 일반 운동센터는 장애인 고객의 등록 자체를 거부하거나, 비장애인보다 더 많은 회비를 요구하기도 한다.

Last Mile :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운동할 곳이 없다

결국 장애인은, 장애인을 위해 마련된 운동 시설에서도, 일반 운동 시설에서도 운동하기 어렵다. 그 누구보다 운동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운동할 곳이 없는 장애인들은 시설을 찾아 멀리 이사를 가거나, 운동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일상에서 운동할 곳이 없는 것을 Last Mile*이라고 정의하고,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장애인 PT 스튜디오 모델을 개발하고 확산하는 방법을 고민해보았다.
사회문제의 Last Mile*
Project Note 운동하는 장애인이라고 하면, 보통 재활운동이나 스포츠 선수를 떠올린다. 일상에서 운동하는 장애인을 보는 건 드물기 때문에, 운동센터들이 이들을 잠재 고객으로 여기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조사하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운동하는 장애인 분들이 계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중에는 본인에게 맞는 운동 공간과 프로그램이 있으면, 정부 바우처가 아니더라도 기꺼이 큰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분들도 꽤 계셨다. 거기서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보았다.

SOLUTION|무장애 PT 스튜디오 모델을 만들어보면?

확산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보자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이) 일반 운동센터에서 운동하는 것이다. 운동 시설은 가까이 있을수록 좋고, 새로운 운동 시설을 곳곳에 만드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 운동센터는 장애인에게 어떤 시설과 프로그램이 필요한지, 수요가 어느 정도 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시도하기 어렵다.
이에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는 PT 스튜디오 모델을 만들어 확산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스튜디오가 성공을 거두어 어느 정도 모델이 정립되면, 다른 운동센터들도 관심을 갖고 시도해보지 않을까, 그러면 장애인이 일상에서 운동할 수 있는 곳이 많아지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와 함께, 직접 무장애 PT 스튜디오를 운영해보며 모델을 개발해보기로 했다.

개발부터 확산까지, 단계별 플랜

Plan 1. 무장애 PT 스튜디오 개설하기
첫 단계는 장애인이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무장애 PT 스튜디오를 만드는 것이다. 배리어프리 공간을 설계하고, 휠체어를 타고도 쓸 수 있는 운동기구를 배치하고, 맞춤 운동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등 스튜디오를 눈에 보이는 공간과 서비스로 구현해내는 것.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확산의 용이성’이었다. 여러 운동센터가 관심을 갖고 시도하려면 각각의 공간 면적이나 이용자 규모, 선호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 여러 개의 공간과 프로그램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이른바 모듈 방식의 스튜디오 형태를 생각했다.
국내 최초 무장애 헬스케어 센터 ‘어댑핏 스튜디오 서울점’ 이야기 [바로보기]
Plan 2. 지속 가능한 모델 개발하기
일반 운동센터들이 ‘우리도 한 번 해볼까?’ 생각이 들려면 스튜디오 모델 자체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적자를 보면서까지 하고 싶은 곳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튜디오를 오픈하면 끝이 아니라, 실제로 운영을 하면서 최적의 모델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공간과 프로그램을 최적화해 나감과 동시에, 자립할 수 있는 적정 규모와 조건을 찾는 것을 두 번째 단계로 정했다.
지속 가능한 모델을 찾는 여정 이야기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Plan 3. 검증된 스튜디오 모델 확산하기
마지막은 스튜디오 모델을 정리해 공유하는 단계로 상정했다. 일반 운동센터들이 손쉽게 시도해보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검증된 모델과 매뉴얼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축적한 고객 데이터나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장애인 운동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이를테면, 스튜디오를 이용할 장애인 고객들이 전국적으로 위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스튜디오 모델 확산 이야기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참고 자료로 본 ‘집무실 서비스’. 고객들의 집 근처에 오픈 신청한 결과를 보여줘, 잠재 고객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Project Note 당장의 수익보다는 좋은 모델을 만드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수익을 내려면 비장애인 고객을 대거 유치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목적은 좋은 모델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장애인 PT에 집중하려고 한다. 기존 피트니스 센터 관계자들이 ‘우리도 이렇게 장애인 고객을 받아보면 되겠다’고 벤치마킹 할만한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
앞으로 단계별 프로젝트를 통해 ‘무장애 PT 스튜디오 모델 확산’이라는 솔루션에 조금씩 다가갈 계획이다. 각 프로젝트의 이야기는 R&D Lab 페이지를 통해 하나씩 공유될 예정이다.
프로젝트 1단계 리포트 보러가기
유승제 매니저 sj.yoo@skhappiness.org